10월 초 유럽 인테리어 매체들이 전한 소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량생산품보다 사연이 있는 물건과 재료를 고르고, 이미 있는 건물에는 손을 덜 대는 방식이다. 이탈리아, 스페인, 몰타, 카메룬의 사례에서 이 흐름을 짚어 본다.
이탈리아: 오래된 공장에서 열리는 빈티지 장터
Corriere della Sera의 리빙 매체 Living에 따르면 베르가모주 알차노 롬바르도에서 10월 10일과 11일 이틀간 빈티지 마켓 'Super Duper Market'이 처음 열린다. 장소는 옛 제지공장 Cartiera Pigna 안의 Spazio Fase로, 역사가 긴 산업 시설이다. 빈티지와 중고 근대 가구, 시대별 디자인 제품이 나온다. 매체는 이야기를 품고 있고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과 다른 오브제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 것이 행사가 생긴 배경이라고 전했다. 오래된 물건을 오래된 공장에서 파는 셈이니, 공간을 다시 쓰는 일 자체가 행사의 콘셉트다.
스페인: 바다 소금으로 세운 아치
AD España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 Ecoalf의 바르셀로나 새 매장은 바다 소금 1,000kg으로 지었다. 카디스에서 꼬박 1년 동안 소금을 생산했고, 이 소금으로 람블라 데 카탈루냐 거리의 매장 안에 높이 5m 아치를 세웠다. 매체는 이 사례를 지속가능 건축이 이미 현실이 됐다는 신호로 다뤘다. 재료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디자인의 일부가 된 것이다.
몰타: 건물을 해치지 않는 모듈 그리드
Dezeen에 따르면 설계 스튜디오 Didea는 몰타 세인트줄리언스에 있는 ZHA 설계 건물 Mercury Tower 안에 스트리트웨어 매장 'Super F'의 인테리어를 맡았다. 건축물을 크게 고치지 않으려고 내부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는 모듈형 그리드로 짰고, 강철로 마감했다. 외부의 곡선형 유리 파사드는 매장 안에서도 일부 반복된다. 구조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떼어낼 수 있는 층을 더하는 방식이다.
카메룬: 고향 땅 위의 휴식 공간
프랑스 매체 Deco.fr에 따르면 야닉 노아는 카메룬 야운데의 가족 소유 땅에 호텔 단지 'Village Noah'를 열었다. 2헥타르 부지에 객실, 테니스 코트, 수영장, 레스토랑을 갖췄고, 스포츠 정신과 편안한 교류를 함께 담았다. 장소가 가진 내력이 공간 정체성의 출발점이 된 사례다.
나라는 달라도 같은 방향
이탈리아는 오래된 물건과 산업 유산을, 스페인은 지역에서 난 천연 재료를, 몰타는 원래 건축물을 존중하는 가변형 설치를 내세웠다. 표현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새로 사서 부수기보다 출처가 분명한 것을 고르고 바꿀 여지를 남긴다는 점은 같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새 가구를 모두 사기보다 중고·빈티지 가구 한두 점을 섞어 집에 사연이 있는 포인트를 만든다.
- 전셋집이나 신축 아파트라면 벽에 구멍을 내는 대신 기둥형 선반, 프레임형 수납처럼 세워 두는 모듈 가구로 구성을 바꾼다.
- 타일, 원목, 석재처럼 질감이 드러나는 자재를 고를 때는 산지와 생산 방식을 확인해 공간의 이야기로 삼는다.
- 거실 아치나 곡선 벽처럼 공간의 상징이 될 요소를 한 곳에만 두고, 나머지는 단순하게 마감한다.
- 리모델링 전에 기존 몰딩, 문틀, 창호 중 살릴 수 있는 것부터 추리면 철거 폐기물과 비용을 함께 줄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