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건축 매체 두 곳에 비슷한 질문을 다룬 프로젝트가 나란히 소개됐다. 땅이 좁거나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조건에서 어떻게 집 안까지 빛과 공기를 보낼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두 프로젝트는 모두 중정, 곧 건물 안쪽의 마당에서 답을 찾았다.
좁은 땅을 출발점으로 삼은 집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SOCO가 지은 '카사 이리아르테(Casa Iriarte)'는 스페인 그란카나리아섬 라스팔마스의 역사 지구에 있다. 대지가 폭이 좁아 제약이 많았지만, 설계팀은 이를 공간을 새로 짜 볼 기회로 받아들였다.
이 집의 특징은 중정을 한가운데가 아닌 한쪽으로 치우친 자리에 둔 것이다. 이 마당이 실내 깊숙한 곳까지 햇빛과 바람을 끌어들이고, 주변 공간을 마당 둘레로 정리한다. 방을 벽으로 나누는 익숙한 방식 대신 하나로 열린 무대 같은 공간을 만들었고, 매체는 이를 절약과 즐거움이 함께 담긴 공간으로 설명했다. 좁은 대지 자체가 건물 배치와 환기, 일상의 쓰임새를 결정한 셈이다.
여러 세대를 하나로 묶는 마당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0studio Arquitectura의 'Zayma' 주거 프로젝트는 2022년에 시작됐다. 모두 11세대로, 가운데 마당을 둘러싼 세 개의 건물 동에 나뉘어 있다.
매체는 이 마당을 건물 사이에 남은 빈 땅이 아니라 단지 전체를 잇는 핵심 장치로 봤다. 마당이 동선과 출입구, 시선, 공용 공간을 정리하고, 동시에 식물과 자연광, 바람을 단지 가운데로 들인다는 것이다.
규모는 달라도 원리는 같다
한쪽은 한 가족이 사는 좁은 집이고, 다른 쪽은 열한 세대가 모여 사는 단지다. 규모는 다르지만 두 프로젝트는 같은 생각을 공유한다.
- 비워 둔 공간이 채운 공간을 정리한다.
- 빛과 바람이 드는 길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 공간을 그에 맞춘다.
- 벽으로 칸을 나누기보다 하나의 중심을 두고 공간을 둘러 배치한다.
집이 좁을수록 무엇을 더 넣을지보다 어디를 비울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는 점을 두 사례가 함께 보여 준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창가를 비워 두기: 아파트에는 중정이 없지만, 빛이 가장 잘 드는 창가나 발코니 쪽에 큰 가구를 두지 않으면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 맞통풍 길 확보: 앞뒤 창을 잇는 길에 높은 수납장이나 가벽을 세우지 않아야 바람이 집 전체를 지나간다.
- 낮은 가구로 공간 나누기: 거실과 주방을 벽 대신 낮은 수납장이나 러그로 구분하면 열린 느낌을 유지하면서 쓰임새를 나눌 수 있다.
- 작은 초록 거점 만들기: 발코니나 창가 한쪽에 화분을 모아 두면 집 안에 마당 같은 중심이 생긴다.
- 동선을 중심 둘레로 정리하기: 자주 오가는 길을 한 공간 둘레로 모으면 좁은 집에서도 복도로 버려지는 면적이 줄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