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을 새집처럼 바꾸기보다 집이 지나온 시간을 살려 고쳐 쓰는 방식을 여러 나라 인테리어 매체가 함께 다루고 있다. 2026년 10월 9일 미국과 스페인, 프랑스의 AD 계열 매체가 소개한 리노베이션 이야기 세 편을 묶어 보면 공통된 방향이 드러난다.
미국: 불완전함을 그대로 품은 1850년대 오두막
Architectural Digest에 따르면 잭 포즌(Zac Posen)과 해리슨 볼(Harrison Ball) 커플은 샌프란시스코 텔레그래프 힐에 있는 1850년대 선장의 오두막을 되살렸다. 오랜 사연을 지닌 이 낡은 임대 주택은 켄 펄크(Ken Fulk)의 도움을 받아 여러 겹의 층위가 쌓인 집으로 바뀌었다. 매체는 이 집을 기분 좋게 불완전한 공간으로 묘사했다. 매끈하게 정리하기보다 오래된 흔적 위에 두 사람의 취향을 겹겹이 더한 점이 핵심이다. 자기 소유가 아닌 임대 주택이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페인: 1970년대 집, 정체성을 지키며 고치기
AD España에 따르면 스페인 주택은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졌다. 매체는 이 시기에 지은 집을 손볼 때 효과가 좋은 해법들을 정리하면서, 집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을 리모델링의 목표로 삼았다. 지은 지 50년 안팎 된 집을 통째로 갈아엎기보다 그 시대의 성격은 남기고 지금의 생활에 맞게 고쳐 나가자는 제안이다.
프랑스 매체가 본 뉴욕: 책과 가족을 위한 아늑한 구석
AD Magazine France는 뉴욕의 한 샬레 리노베이션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제시 패리스-램(Jesse Parris-Lamb)은 책 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가족을 위해 이 집을 고치면서, 아주 큰 벽난로 주변에 작고 포근한 코너를 여럿 만들었다. 책을 읽는 일과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을 함께 염두에 둔 구성이다.
세 사례의 공통점과 차이
세 집은 지역도, 지어진 시대도 다르지만 오래된 집의 성격을 지우지 않는다는 태도는 같다. 다만 강조점에는 차이가 있다. 미국 사례는 겹겹이 쌓인 취향과 불완전함을, 스페인 사례는 특정 시대 주택의 정체성을, 뉴욕 사례는 벽난로라는 중심과 그 주변에 머무는 자리를 내세웠다. 새것으로 채우는 리노베이션에서 집의 이야기를 이어 가는 리노베이션으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남길 것부터 정하기: 구축 아파트나 주택을 고칠 때는 철거하기 전에 원목 문틀, 타일, 창호처럼 상태가 괜찮고 집의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부터 골라 둔다.
- 세트보다 겹 쌓기: 가구와 소품을 한 번에 세트로 맞추기보다 쓰던 가구에 새 물건을 조금씩 더하면 시간이 쌓인 듯한 공간이 된다.
- 집의 중심 하나 만들기: 벽난로가 없어도 큰 책장, 식탁, 창가처럼 가족이 모이는 기준점을 정하고 그 주변에 조명과 의자를 둔다.
- 작은 독서 코너: 거실 구석이나 창가에 의자 하나와 스탠드 조명, 낮은 선반만 두어도 혼자 머무는 자리가 생긴다.
- 전월세라면 되돌릴 수 있게: 임대 주택에서는 벽 공사 대신 조명, 패브릭, 이동식 가구처럼 원상복구가 쉬운 방법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