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인테리어 매체에 소개된 세 공간은 서로 다른 대륙에 있지만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집을 기능의 합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의 작은 아파트, 인도 노이다의 대가족 주택, 미국 뉴욕 디자인 위크의 가구가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내놓았다.

파리: 소설 한 권에서 출발한 도시의 거처

Architectural Digest에 따르면, 디자이너 잠피에로 탈리아페리는 파리의 한 피에다테르(도시에 따로 두는 작은 거처)를 꾸미면서 1960년대 소설과 모델 베티 카트루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소설 주인공이 밤의 고요함과 온기, 자유를 사랑한다고 털어놓는 대목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화려한 장식보다 특정한 분위기와 시간대를 공간의 주제로 삼은 셈이다.

인도: 유럽 저택의 형식에 하벨리의 정신을 담다

Architectural Digest India에 따르면, AND Studio의 러브 초더리가 설계한 노이다의 북향 주택은 열 명의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이다. 형식은 유럽의 팔라초를 따르면서도 인도 전통 저택인 하벨리의 정신을 품었다는 설명이다. 금빛 오큘러스(천장의 원형 채광창), 넓게 휘어 오르는 대리석 계단, 뒤에서 빛을 비춘 오닉스 바가 이 집의 핵심 요소로 꼽혔다. 대가족이 모이는 집답게 빛과 시선이 한곳으로 모이는 중심 공간을 강조한 구성으로 읽힌다.

미국: 로맨틱 코미디 같은 가구

캐나다 디자인 매체 Azure Magazine에 따르면, 뉴욕 디자인 위크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의 한 장면에서 나온 듯 경쾌하고 유쾌한 가구들이 주목받았다. 매체는 이 가구들을 새로 반한 연애 상대에 빗대어 소개했다. 진지한 기능보다 즐거움과 감정적인 끌림을 앞세우는 흐름이다.

차이와 공통점

세 사례는 규모도 결도 크게 다르다. 파리는 절제된 밤의 분위기, 노이다는 대리석·오닉스·금빛처럼 존재감이 강한 재료, 뉴욕은 가벼운 유머가 중심이다. 그런데도 공간에 감정과 서사를 입힌다는 점에서는 만난다. 문학 속 한 장면, 전통 주거의 정신, 영화 장르의 분위기가 각각 집을 꾸미는 기준이 됐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주제를 한 문장으로 정하기: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원하는 분위기를 한 문장으로 적어 두면 색과 소품을 고를 때 흔들리지 않는다.
  • 밤 시간을 위한 조명: 천장 메인등만 쓰지 말고 낮은 위치의 스탠드나 간접조명을 더하면 저녁 거실과 침실이 한층 차분하고 따뜻해진다.
  • 빛나는 포인트 한 곳: 뒤에서 빛을 비추는 연출은 장식장이나 선반 뒤에 띠 조명을 붙이는 정도로도 작게 흉내 낼 수 있다.
  • 가족이 모이는 중심 만들기: 식탁이나 거실 한쪽에 조명과 동선을 모아 가족이 자연스럽게 머무는 자리를 정한다.
  • 유쾌한 가구 하나: 차분한 공간에 형태나 색이 재미있는 의자나 스툴을 하나 두면 집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