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을 고를 때는 넓이와 마감 못지않게 위기 상황을 얼마나 잘 견디는지도 따진다. 같은 날 나온 두 소식은 성격이 전혀 달라 보인다. 하지만 함께 놓고 보면 재난과 에너지라는 두 가지 불안에 주거 공간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알 수 있다.

LA의 지하 7미터 벙커, 여가 공간까지 품다

인도네시아 부동산 매체 detikProperti에 따르면, 벙커는 재난에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설계 덕분에 요즘 많은 사람이 찾는 부동산이 됐다. 이 매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손꼽히게 독특한 벙커 한 곳을 소개했다. 땅속 7미터 깊이에 지은 이른바 '종말 대비' 벙커로, 안에 수영장과 미니 골프 시설까지 갖췄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벙커가 비상시에만 잠깐 머무는 콘크리트 방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영장이나 미니 골프 같은 여가 시설을 함께 넣었다는 것은 안전을 위한 공간도 오래 지낼 수 있는 생활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보여준다. 보호 기능과 생활의 쾌적함을 한 공간에서 함께 챙기려는 시도다.

유럽은 겨울 난방 에너지를 점검

유럽에서는 집 안 에너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에너지 부문에 따르면, 가스조정그룹(Gas Coordination Group)이 2026년 10월 8일 다시 모여 유럽 가스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집행위원회는 가스 저장량이 낮아진 상황에서도 EU 가스 체계가 겨울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 공급은 겨울철 집 안 난방과 바로 이어지는 문제다. 그래서 이번 점검은 개별 가정의 단열과 난방 효율에 대한 관심과도 맞닿아 있다고 읽을 수 있다.

두 흐름의 공통점과 차이

미국 사례가 개인이 지하에 큰 공간을 직접 마련하는 개인 차원의 대비라면, 유럽 사례는 여러 나라가 함께 공급 체계를 관리하는 공동 대비다. 방식과 규모는 다르다. 그래도 바깥에서 위기가 닥쳐도 집이 일상을 지켜줘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같다. 한국 아파트에 벙커를 만들 수는 없지만, 단열과 수납, 비상 대비처럼 작은 실천은 충분히 할 수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창호 틈새부터 점검: 겨울이 오기 전에 창틀과 현관문 틈을 살펴보고 문풍지나 실리콘으로 막아 두면 난방 열이 덜 샌다.
  • 커튼과 러그로 보온: 창에는 두꺼운 방한 커튼을 달고 바닥에는 러그를 깔면 체감 온도를 높일 수 있다.
  • 비상용품 전용 수납 칸: 손전등, 생수, 상비약, 보조배터리를 현관 근처 수납장 한 칸에 모아 두면 급할 때 바로 꺼낼 수 있다.
  • 지하·다용도실 습기 관리: 단독주택 지하 공간이나 베란다 창고는 자주 환기하고 제습해 곰팡이를 막는다.
  • 대피 동선 비워 두기: 현관과 베란다 대피 공간 앞에 짐을 쌓지 말고 비상시 지나갈 길을 확보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