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유럽 디자인 매체들에서는 새로 짓는 이야기보다 이미 있는 공간과 재료를 어떻게 살릴지에 관한 기사가 많았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매체가 다룬 대상은 오래된 궁전, 반세기 전 박람회 건물, 대리석 자투리로 크기가 제각각이지만, 남아 있는 것의 가치를 다시 본다는 점은 같다.
프랑스 매체가 본 피렌체의 15세기 궁전
AD Magazine France에 따르면, 15세기 이탈리아 팔라초가 소유주 올리비아·그레고리 마르시아노의 손에서 호텔 La Réserve Firenze로 바뀌었다. 실내는 인테리어 건축 스튜디오 Gilles & Boissier가 맡았다. 매체는 이곳을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주소라고 소개하면서, 원래 있던 프레스코 벽화와 미술 작품, 앤티크가 공간을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건물의 역사를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새 쓰임을 더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오래된 벽면과 장식이 그대로 공간의 주인공이 되고, 새로 들인 요소는 그 분위기를 받쳐 주는 쪽에 가깝다.
스페인, 사라질 뻔한 1969년의 모듈
AD España에 따르면, 스페인 전체에서 르코르뷔지에의 후계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은 단 하나뿐이고, 이 건물도 하마터면 없어질 뻔했다. 1969년에 지어진 발렌시아 박람회장은 원래 27개 모듈로 이뤄져 있었는데, 지금은 원형 모듈이 하나만 남아 있다. 르코르뷔지에 밑에서 일하던 건축가들이 설계한 이 프로젝트는 거장의 또 다른 작업인 베네치아 병원과 닮은 점이 많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화려한 궁전이 아닌 근대 건축도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사례다. 한 번 철거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기록과 보존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영국, 대리석 자투리를 다시 보다
영국 Livingetc에 따르면, 한 필자는 동네 대리석 가공장과 가까워진 일을 자신의 집 리노베이션에서 가장 잘한 선택으로 꼽았다. 돌로 집의 격을 높이려고 꼭 넓은 대리석 판을 통째로 쓸 필요는 없고, 시공하고 남은 오프컷, 곧 자투리 조각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이 기사의 요지다.
세 사례의 공통점
규모는 달라도 세 기사 모두 새것을 더 들이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다시 읽어 낸다. 역사가 담긴 벽, 사라질 뻔한 건축, 버려질 뻔한 돌 조각이 각자의 자리에서 공간의 개성이 된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리모델링 전에 원래 몰딩, 문틀, 타일처럼 상태 좋은 기존 마감을 먼저 살펴보고, 모두 뜯기보다 남길 것을 정해 보세요.
- 석재가 필요하면 가까운 석재 가공장에 자투리 판재가 있는지 물어보세요. 욕실 선반, 창대, 협탁 상판처럼 작은 면적에는 자투리로도 충분합니다.
- 돌은 한 곳에만 포인트로 써도 공간의 인상이 달라집니다. 주방 벽 일부나 현관 선반 정도부터 시작해 보세요.
- 물려받은 가구나 오래된 소품은 버리기 전에 손질해서 새 공간의 중심 소품으로 써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 철거할 때는 기존 구조와 마감 사진을 남겨 두세요. 다음에 수리하거나 재활용할 때 유용한 기록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