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프랑스와 일본의 디자인 매체가 소개한 두 사례는 규모도 분야도 전혀 다르다. 하나는 이탈리아 로마의 넓은 아파트이고, 다른 하나는 식탁 위에 놓이는 와인잔이다. 그런데 둘을 나란히 놓고 보면 형태 자체로 공간과 일상의 분위기를 다듬는다는 공통된 흐름이 보인다.

로마: 곡선과 파랑이 만든 집

AD Magazine France에 따르면 로마에 있는 250㎡ 규모의 이 아파트는 가우디를 떠올리게 하는 유기적인 형태로 꾸며졌다. 직선 위주인 일반 주거 공간과 달리 부드러운 곡선 조형이 전체 분위기를 이끈다는 점이 핵심이다.

색채는 파란색이 주도한다. 매체는 이 집을 단순한 거주 공간이라기보다 미술관 건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또 무대 연출 같은 요소를 적절한 양만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색과 형태는 과감하게 쓰되 연출의 양을 조절해 과하지 않게 만든 셈이다.

일본: 매일 쓰는 잔의 단정한 윤곽

Casa BRUTUS에 따르면 디자이너 시바타 후미에가 기무라 유리점(木村硝子店)의 와인글라스 시리즈 sen을 디자인했다. 매체는 이 시리즈를 매일 마시는 한 잔에 늠름하고 단정한 윤곽을 더하는 잔으로 소개했다.

이 사례는 인테리어가 벽과 바닥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일깨운다. 매일 손에 쥐는 작은 물건의 윤곽이 식탁 풍경과 생활의 인상을 바꿀 수 있다.

두 나라의 차이와 공통점

로마 사례는 넓은 면적과 강한 색, 유기적인 곡선을 활용해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처럼 만든다. 일본 사례는 작은 생활 도구 하나의 선을 다듬는 데 집중한다. 규모는 정반대지만 두 사례 모두 형태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한쪽은 곡선으로 공간의 흐름을 설계했고, 다른 한쪽은 윤곽으로 사물의 인상을 설계했다. 장식을 늘리기보다 형태와 연출의 양을 조절해 분위기를 만든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강한 색은 한 곳에 모으기: 파란색처럼 존재감 있는 색을 쓰고 싶다면 벽 한 면이나 패브릭 등 한 영역에 모아 쓴다. 그러면 좁은 아파트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 교체 쉬운 곡선 요소 더하기: 원형 거울, 둥근 테이블, 아치형 소품을 들이면 직선 위주인 아파트 구조를 부드럽게 풀 수 있다.
  • 연출은 절제하기: 조명이나 소품 같은 보여 주는 요소는 한두 곳에 집중시키고, 나머지 면은 비워 두면 정돈된 인상을 준다.
  • 매일 쓰는 물건부터 바꾸기: 큰 공사가 어렵다면 잔이나 식기처럼 매일 손에 닿는 물건을 형태가 단정한 것으로 고르는 것만으로도 식탁 분위기가 달라진다.
  • 보여 주는 수납 활용하기: 아끼는 잔과 식기 몇 점만 골라 오픈 선반에 두면 그 자체로 장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