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매체들을 함께 놓고 보면 공통된 질문이 하나 보인다. 공간을 어떻게 보이게 할지보다, 그 안에 머무는 사람이 무엇을 느끼게 할지를 먼저 묻는다는 점이다. 홍콩, 미국, 일본, 멕시코의 사례를 기후, 바닥재, 소리, 양식이라는 네 갈래로 정리했다.
홍콩: 열대 섬에 들인 서늘한 산장
SCMP에 따르면 은퇴한 홍콩 부부가 발리 산간 지역에 '알프스풍' 휴식처를 지었다. 싱가포르 출신으로 홍콩에서 살았던 새내기 호텔리어 셰릴 곽은 흐린 오후의 기온이 섭씨 23도(화씨 73도) 정도라고 전했다. 곧 우기가 시작될 무렵이라 이슬비가 내리고, 밤에는 14도나 16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발리라고 하면 스웨터를 꺼낼 날씨나 온수 수영장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기사는 바로 그 점을 이곳의 개성으로 소개한다. 지역에 대한 고정관념보다 그 땅의 실제 기후를 읽고 공간을 꾸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미국: 바닥이 정한 집의 색
Architectural Digest에 따르면 AD100에 이름을 올린 Geremia Design과 Terremotto가 Marsden Architecture와 함께 조지프 아이클러가 지은 전후 주택을 복원했다. 사방이 유리벽으로 된 이 집의 의뢰인은 얼마 전 자녀가 독립한 가구다. 이 집에서는 테라조 바닥이 색 구성의 출발점이다. 바닥에서 뽑아낸 팔레트로 여성성, 자연, 부드러움이라는 주제를 풀어냈다. 집에서 가장 넓은 면인 바닥을 색의 기준으로 삼은 셈이다.
일본: 소리가 주인공인 공간
Casa BRUTUS에 따르면 JBL은 창립 8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집약한 플래그십 스피커 'Summit Everest'를 2026년 가을 내놓았다. 이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던 'Sound Summit 2026'은 9월 초 에비스의 BLUE NOTE PLACE에서 열렸다. 매체는 이 행사를 재즈 찻집 '베이시'에 빗대어 소개했다. 좋은 음반과 스피커가 만나는 장면 자체를 공간 경험으로 다룬 것이다.
멕시코: 바다를 건넌 양식
AD México y Latinoamérica에 따르면 바로크 건축은 대양을 건너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간 양식이다. 매체는 그 기원과 특징을 짚었다. 한 양식이 다른 땅에서 뿌리내리는 과정은 해외 스타일을 우리 집에 들일 때도 참고할 만한 관점을 준다.
공통점과 차이
네 사례의 무대는 열대 섬의 숙소, 미국 교외 주택, 도쿄의 행사장, 수백 년에 걸친 건축사로 저마다 다르다.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 기후와 재료, 소리처럼 몸으로 느끼는 요소가 공간의 성격을 정한다는 점이다. 겉모습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그 장소의 조건을 해석하는 일이 먼저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바닥재부터 고르자. 넓은 면적인 바닥 색을 정하고 벽지와 가구 색을 그에 맞추면 전체 톤이 쉽게 정리된다.
- 테라조 느낌을 원한다면 거실 전체보다 현관이나 욕실처럼 좁은 곳에 먼저 시도해 보자. 부담이 적다.
- 계절별 실내 온도와 습도를 먼저 살펴보자. 북향 방이나 결로가 생기는 벽은 마감재를 고를 때 따로 고려한다.
- 음악을 즐긴다면 스피커 자리를 먼저 정하자. 러그와 커튼, 패브릭 소파로 울림을 줄이면 거실 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 해외 스타일은 통째로 따라 하지 말자. 색, 재료, 형태 가운데 한 가지만 골라 우리 집 구조에 맞게 들이는 편이 실패가 적다.






